'전체'에 해당되는 글 37

  1. 2009/11/22 게임을 통한 교육과 신화를 통한 교육
  2. 2009/09/13 프린지 시즌 1을 보고 - 엉뚱한 상상
  3. 2009/08/27 나는 내가 낯설다 中
  4. 2009/08/11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 김남희
  5. 2009/07/11 <카지노> - 아사다 지로
  6. 2009/06/23 "나를 있게 한 첫 경험들" -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7. 2009/06/09 Fly
  8. 2009/06/04 Focus on detail - Star Trek The Beginning
  9. 2009/05/15 깨달음의 딜레마?
  10. 2009/05/08 내가 가장 예뼜을 때

게임을 통한 교육과 신화를 통한 교육

Institute of Play Korea에 계시는 피터 리 님의 특강에서
기존의 교육이 일방적인 전달에 의한 학습이라면 게임을 통한 교육은 소통을 통한 학습이라는 말이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게임에 대한 '신화학'적 접근에 대해서 공부하다 보니 이 두 가지가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카자와 신이치의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는 신화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내용으로 조셉 캠벨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보다는 훨씬 쉬운 책이지만 그 내용의 깊이는 뒤지지 않는 것 같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줄곧 신화는 고대의 철학과 윤리, 미덕을 가르치는 수단으로 작용했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모든 이야기는 그 주인공과의 감정이입을 통해 자신의 삶에서 직접 체험하는 것 이상의 삶을 체험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많은 매체들(소설, 연극, 영화, 게임)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또한 어떤 이야기들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서 시간이 흐름에도 끊임없이 반복되어 이야기된다. 이러한 형태의 가장 오래된 버전이 바로 신화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역시 많은 부분 내러티브를 담고 있지만 실제로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내러티브 자체가 아니라 플레이하는 주체의 주관적 경험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매체의 경우 고정된 내러티브를 따라가는 것을 감정이입을 통한 수용자의 경험으로 치환할 수 있었다면 게임의 경우는 체험이 이루어지는 공간 자체는 타인에 의해서 주어지지만 체험 자체의 세부사항은 플레이어의 주체적 행위가 만들어내게 된다.

작금의 에듀테인먼트를 지향하는 게임들은 사실 특정한 정보를 기억하기 위한 반복학습이 주는 지루함을 상쇄시키는 정도의 역할밖에는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고도화된 사회는 지식을 암기하는 것보다 정보의 창의적 활용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변해가기 마련이다. 아직도 산업적 측면에서는 기능적 학습행위가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무게추는 점점 이동할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목수가 되려면 나무가 될 수 있어야 하고 대장장이가 되려면 쇠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게임 혹은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가진 강점이 이러한 것이다. 게임은 체험의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 무한한 가능성에 기반한다면 이론적으로는 어떠한 체험이든지 제공할 수 있다.

한자마루를 만든 에듀플로의 박광세 대표의 말에 따르면 실제로 초중학생 처럼 학습동기에 전무한 경우는 "재미"가 가장 크고 유일한 동기가 되며(그 외에는 또래집단의 호응도 포함될 수 있다) 대학생처럼 주체적 학습동기가 충만한 경우는 학습행위에 약간의 재미만 주어져도 크게 반응한다고 한다.

동기의 근간이 되는 세 가지 요소 - Autonomy, Mastery, Purpose 세 가지를 게임을 통한 학습에 적용해보자.
게임의 레벨 디자인에 적용한다면 아마 이 순서는 반대로 가야 할 것이다.
처음에는 확실한 Purpose를 제공한 뒤, 그 다음에는 반복을 통한 Mastery를 성취하게 하고, 마지막으로 일정 수준의 Mastery를 획득한 뒤에는 Autonomy의 부분, 게임의 룰을 변형하거나 확장하는 것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이러한 동기 부여 이론이 MMORPG에서는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는 기능적 학습 이외에 인문학적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 '윤리와 철학' 기타 고등학문에 영역에서의 게임 적용방식, 그리고 게임 내부에서의 가치판단의 문제가 어떻게 현실의 가치관에 연결이 될 수 있는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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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지 시즌 1을 보고 - 엉뚱한 상상


'프린지'는 떡밥의 제왕 J.J. 에이브럼스 판 X-File로 불리는 SF드라마이다.

(주의 : 글의 내용상 미리니름이 산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아랫줄부터)

시즌 1 최대의 떡밥은 '매시브 다이나믹'의 Founder이자 월터 박사의 동료인 윌리엄 벨의 정체인데, 제왕님은 결국 '평행우주론'을 끌고 나오면서 또다른 떡밥을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이며 1시즌을 마무리하였다.

하지만 그보다 에이전트 '던햄'에게 행해진 실험 내용이 좀 더 관심을 끈다. '코텍시판'이라는 약물로  인간이 스스로 두는 '인지능력'의 제한을 풀어줌으로써 일종의 초감각을 지니게 하는 내용의 실험이다.

'인지의 한계가 세상의 한계다,'
오히려 철학과 인문학의 영역에서 나올법한 주제를 SF에 적용시킨 것도 재미있지만, 단지 그럴듯함을 넘어 통찰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구절이 아닐까 싶다. 사실 '별 쓸데없는' 취급을 받는 인문학이나 교양을 쌓아가는 일들은 수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가두어 별스런 '썰'을 풀어내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작은 단면을을 발견해가는 재미를 주기 때문임이 아닌가.

이런 사소한 '인지의 확장'이 마치 '존재의 확장'인 것과 같은 교묘한 착각을 가져다 주는데 이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라는 거다.

'코텍시판'이 시판되면 가장 들고 일어날 사람들은 소설가나 인문학자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상상.

P.S.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비누, 삼푸, 화장품 등의 생활용품(이라 쓰고 화학약품이라 읽는,)들을 쓰지 않는 곳에 한동안 지내게 되면 일종의 '육감'이 발달한다고 한다. 상대방의 체취로 먼 거리에서 그 사람이 누군지, 기분은 어떤지 등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인지의 확장이라는 개념은 단지 자동 필터링 장치를 좀 더 정교하게 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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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낯설다 中


비록 감정이 우리로 하여금 비합리적으로 행동하게 하고 옳지 못한 결정을 내리게 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사랑과 열정과 예술의 풍성함을 위하여 기꺼이 정밀도와 정확성을 희생하려 든다. 무미건조하고 감정이 없는 인조인간의 삶을 살기를 원하겠는가?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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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외로움에게 - 김남희

..."나이 차이를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남자는 어느 순간이 지나면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는 것 같아. 그대로 아이로 남는 거지."
 스물 한 살의 나이에 그런 걸 개닫다니 유리코는 여러 면에서 나보다 조숙했던 것 같다. 인생의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는 것, 그건 여자들도 마찬가지가 아니까. 내 정신연령이 여전히 이십대 후반 언저리에 머물러 있는 걸 봐도 그렇고, 일흔의 할머니 안에 소녀가 함께 살고 있는 걸 봐도.
...그래 젊음이 빛나는 건 무엇이든 꿈꿀 수 있는 바로 그 가능성 때문이니까. 그리고 그 눈부신 가능성의 가치는 이미 청춘을 통과해버린 사람에게 더 잘 보이는 법이다. 이상은의 노래처럼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는" 거니까.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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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 아사다 지로

"원래는 소설가지요?"

"아니, 가끔 소설을 쓰는 갬블러야."

"도스토예프스키도요?"

"그는 가끔 갬블을 하는 소설가였지. 100년이 지나도 이렇게 카페에서 그의 소설을 읽는 사람이 있으니까."

 

소설가와 예술가들이 한결같이 갬블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00년 후까지 작품을 남기려는 의지와 사명감이 그들을 찰나적인 쾌락으로 몰고 간 것일까?

 자신이 죽은 뒤에도 작품을 읽는 사람이 있고 미술관과 콘서트홀을 찾는 사람이 있는 것, 소설가와 예술가에게 그보다 더 간절히 바라는 게 있을까? 하지만 그 정도의 작품을 세상에 남기기 위해서는 인간다운 생활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잠시나마 자기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가지 쾌락 중에 가장 찰나적인 갬블에 몸을 맡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예술가에게 예술은 감상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미지의 영역이 아니다. 이미 자기 눈으로 확인한 것, 알고 있는 것을 정확히 묘사하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그래서 예술가는 한 장의 카드 뒤에 숨겨져 있는 보지 못한 숫자, 미지의 모양에 이상하리만큼 동경을 품는 것이다.

 

-<카지노>, 아사다 지로  P.261

 

"일본에서는 일하는 것이 미덕이고, 노는 것은 죄악이거든. 그래서 카시노를 법률로 금하고 있어."

 

 지금으로부터 80년 전, 바덴바덴의 이 욕조에 몸을 담그고 미래에 대해 토론했던 네 명의 일본인이 있었다. 육군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들은 육군대학 과정을 마친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다. 그러나 그들이 행복을 확인하는 일을 게을리 하고 죽을 힘을 다해서 노력한 결과는 바람직하지 않았다. 그들이 진지하게 품었던 희망은 야망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에 도스토예프스키와 마크 트웨인은 한 푼도 없는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그들이 남긴 위업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류에게 마음의 양식으로 남아 있다.

 일본 사회는 아직도 놀이를 죄악시하고 있다. 100보 양보한다고 해도 놀이는 노동을 위해서는 필요악이다. 나는 누가 뭐라고 하든, 반세기에 걸친 방탕한 인생을 뒤돌아보아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경애해 마지않는 모리 오가이(소설가, 평론가, 군의관, 1862~1922)는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활동을 보였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에 "뭐가 이렇게 시시해!"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악착같이 일하며 크게 활약하는 것만이 이상적인 인생은 아니리라. 나는 오히려 아름답게 빛나는 인생을 살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즐기며 살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이여, 열심히 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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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있게 한 첫 경험들" -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나를 있게 한 첫 경험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건투를 빈다>의 저자

(연세대 특강 내용을 간추려 필기한 내용입니다.)


자연인 김어준으로서의 경험들을 풀어보겠다

 

98 7월 딴지일보 창간

하던 일이 망해서...(IMF)

월수 600의 계란빵 장수를 보고 계란빵 전국체인을 열 생각.

 

3월이 되어 계란빵 장수는 철수

 

그동안 남들 홈페이지를 만들다 내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

그시절 홈페이지는  '전자 찌라시'수준

 

미디어를, 신문을 만들어야겠다.

 

그당시 유일한 검색사이트인 야후에 등록

 

당시 '인터넷 신문'이나 '패러디 신문'이라는 카테고리가 없었다.(당시는 검색보다 카테고리 위주로 서핑)

 

10 1일 첫 오픈

당일 방문자 100 97번은 본인

나머지 3명은 미스테리?

 

혼자 스스로 방명록에 글 쓰고 등등

 

나는 '총수'이므로 야후 서핑팀장에게 일방적으로 임명장을 보냄. 당신은 딴지일보 홍보팀장이다.

 

야후 추천사이트 등록으로 한달만에 국내 랭킹 10위건에 진입

 

당시 코소보 사태 때 현지 특파원이 있는 언론은 없었다. 코소보에 다녀오는 사람이 스스로 딴지일보에 나를 특파원으로 임명하라는 메일 보냄.

 

일종의 롤플레잉이 아니었을까?

 

임명 후 수백장의 사진 전송해옴.

 

딴지일보는 이런 식으로 운영되었다. 자발적으로 사람들이 참여하여 일종의 롤플레잉을 통해 패러디 미디어로 몇년간 인기를 얻었다.

 

자연인 김어준의 어린시절

 

니 맘대로 살되, 결과도 니가 책임져라.

 

한번도 혼내지 않으신 부모님의 철저한 방목

 

중3시절 시험을 마치고

밥먹는데 수저가 없어서 손으로 밥을 먹었던 기억.

손으로 먹어도 되겠구나.

김치찌개를 손으로 떠먹다 흘렸을 때, 기왕 더러운 거 마구 먹기 시작하면서 점점 흥분하며 내 속의 억압된 것들이

뿜어나오는 느낌.

 

냉동실의 차가운 삼겹살을 집고 정신을 차렸다.

 

마치 첫 몽정과 같은 전혀 새로운 첫 경험 - 내 안에 있는 동물을 발견

 

내가 아무리 폼잡아 봤다 나는 동물이구나 하는 인식

 

일종의 자기 객관화

 

고1때 부친과 단둘이 저녁을 먹다 단 한번 고기 한 점을 올려주시고 휘파람을 부시며 설거지하는 부친의 모습.

 

부친이 처음으로 40대 후반의 남자로 보였다.

 

정서적으로 부모님과 독립하는 순간.

 

겉으로 보이는 예의보다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예의를 갖추자.

 

20대는 여행

 

총 4년간 무전여행을 다녔다.

 

10개국 미만일 떄는 나라마다 다른 점들이 보였다.

 

30~40개국 정도 다녀보면 나라마다 다 똑같다고 느끼게 된다.사람 사는 곳의 본질적인 점을 깨달음

 

소소한 차이를 가지고 옥신각신 하지 말자

 

94년 PLO 의장 아라파트를 만난 경험(중3때부터 만나고 싶다고 생각) 이스라엘의 Jericho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마자 비행기표를 끊어 감. 집에 없다는 소식에 벽에 손 얹고 사진

 

만난 셈 치고 있다.

 

성철 스님 생전에 본인을 만나려면 삼천배를 먼저 하라고 함

 

삼천배를 한 사람은 대부분 그냥 돌아감

 

아랍지역으로 아랍 버스를 타고 가다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신분검사를 하는 데 혼자만 검사받지 않았을 떄

 나도 검사받고 싶다는 생각. 처음으로 사회적, 정치적 약자에게 감정이입한 경험

 

91년도 터키의 카파도시아

어린 소년과 만남. 북부 쿠르드 반군 학살 사건의 생존자. 너무 불쌍해서 가지고 있던 배낭을 주었다.

국제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첫 경험

 

돈에 대한 얘기

 

파리 오페라 대로에서 120만원짜리 보스 정장을 샀다. 당시 두달 반 동안의 생활비.

지금의 고유한 즐거움을 굳이 유보하면서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있나?

보스 정장을 입어서 알바를 구하기 더 쉬웠던 점

경제에 대한 원칙을 세운 첫 경험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보고도 아무런 감흥이 없어서 그후로 미술관을 가지 않았다.

그대신 상점들을 돌아다녔다.  Fendi 핸드백을 보고 반해서

눈에 확 띄는 것들. 명품이라는 개념은 없었지만 괜찮다고 생각.

 

피렌체 광장의 다비드상을 보고 기억나는 느낌. 아르마니 정장의 야들야들한 허리라인에서 느꼈던 느낌. 예술적 명작을 그제서야 이해하게 되었다. 한끗 차이의 명작

예술과 만난 첫 경험. 사람도 스타일 있게 (촌스럽지 않게) 살아야 하는구나.

 

세련됨과 촌스러움의 한끗 차이. 인생 역시도.

 

이러한 첫 경험들이 쌓여서 지금의 김어준이 있었지 않았나.

 

"니가 책임지기만 한다면 니가 생겨먹은 대로 살아도 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자기 객관화'를 통해서 자존감을 가져라.

 

자신감은 열등감과 동전의 양면. 내가 가진 능력의 비교우위에서 생기는 것이 자신김이다.

 

자존감은 비교대상과 아무 상관없이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의 실수나 단점 또한 인정하고 스스로의 자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단점을 숨겨놓는 경우는 그러한 면을 건들였을 때 화를 내거나 자기비하, 자기연민에 빠지게 된다.

 

나는 연애를 통해서 나의 바닥을 발견했다. 찌질하고 이기적인 나 자신.

 

여행을 통해서 보편적인 인간을 발견했다. 나만 찌질한 건 아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을 통해서 남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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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

새장에 갖혀 지낸다 해서 새가 나는 법을 잊어버리는 일은 없지.


단지 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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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on detail - Star Trek The Beginning


 나름 특이한 군생활을 통해 1년 정도 배를 타고 살았던 적이 있다. 이동 수단으로서의 배와 생활 공간으로서의 배는 정말로 큰 간극이 있다는 것을 그 생활을 겪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보통 군생활을 세상과 단절된 전혀 다른 세계의 경험으로 비유하곤 한다. 돌아보면 해상 생활이라는 것은 정말 전혀 다른 세계에 가깝다.

 타이타닉과 같은 호화 유람선은 잘 모르겠지만, 보통의 어선이나 함선, 화물선 등은 일단 대부분의 공간이 인간의 편의보다는 해상이라는 상황의 특수성에 최대한 맞추어져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양식도 특이한 점들이 존재한다. 해상생활은 항상 바다라는 위험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각각의 선원들은 확실한 업무분담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군함이 아닐지라도 선장을 위시한 위계질서가 중시된다.

 '우주'라는 미지의 공간을 '항해'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바다' 역시미지의 공간에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스타 트렉과 같은 Space Adventure류의 SF 영화에서도 '우주선'과 그 내부의 환경을 대부분 '함선'과 '해군'을 메타포 삼아 그대로 옮겨놓고 있다. 영화 초반, 위기상황에서 다급히 뛰어가던 선원이, 함장이 지나가자 경례 대신 통로 옆으로 붙어 서서 차렷 자세를 유지하는 장면이 있다. 해군 생활을 해봤거나 각종 영화를 통해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는 좁은 통로에서 상관에게 예의를 갖추는 일종의 경례 자세이다. 통로가 좁고 바닥이 흔들리는 것을 감안하여 손을 들어올리는 행위를 생략한 것이다.

 SF영화에서는 보통 진보된 기술과 그에 맞추어져 변화된 시설에 중점을 두고 최대한 멋지고 그럴듯하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더 흥미로운 것은 인간들의 생각과 행동이다. 수백년 후의 미래에서도 지금과 같은 행동양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까, 아니면 전혀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을까?

 사회 속에서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상황'이다. 최근 E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에서 이를 실험을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또한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교수는 동아시아 경제 부흥과 식민지 근대화론에서 흔히들 말하는 '국민성'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오히려 경제 구조가 변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행동양식이 변했다는 점을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또한 최근의 심리학적 연구 결과에서는 인간은 합리적 사고를 통해 행위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감정에 의한 행동을 하고 그 이후에 이성을 통해 합리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전 경제학의 기본 근거인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는 인간'이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합리성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소위 '포스트모던'의 시대가 왔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애초부터 합리적이었던 적이 없었다. 단지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믿음, 혹은 합리적 인간에 대한 지향이 마치 도그마처럼 번져나가자 이에 대한 반작용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인류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근친상간'이 금기시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혼인'을 통해 새로운 세력과의 동맹을 맺어 세력을 확장하고 안전을 담보하는 일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혼인'을 통한 동맹과 세력 확장이 유효한 것을 보면 이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어느 정도 기득권을 가진 혈족에서 '혼인'의 의미란 석기시대 이후로 크게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개별적 인간의 행동은 '감정'에 기초하며, 사회적 행동은 '상황'에 근거한다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스타 트렉에서 보여주고 있는 우주선 속의 행동 양식은 분명 상당한 근거를 지니고 있다. 기술문명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간을 둘러싼 구조적 환경이 변하지 않는 한 인간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영화 'Idiocracy'와 'Wall-E'에서 꼬집고 있듯이, 기술 발전과는 별개로 인간의 정신적, 도덕적 수준은 되려 퇴보하게 될 수도 있다.

(p.s. 최근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설계, User Experience 연구가 각광을 받고 있다. UX의 진보가 진정 '인간을 위한 기술'이 되어서 인간을 이롭게 할 것인가. 우리네 '홍익인간'의 이념에서 '널리'가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인터넷을 통한 매체의 혁명도 정치적 변화를 가져오기에 앞서 자본의 논리에 잠식된 것처럼 보이기에, 한동안은 확신이 없이 지켜볼 뿐이다.)

- 비선형적 사고에 의한 귀납적, 비논리적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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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딜레마?


'깨달았다' 라고 느껴지는 순간 모든 것이 풀릴 듯 하다가

막상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었다.

그에 대한 탁월한 설명.

'돈오점수' http://agile.egloos.com/4876792

p.s. 위 글을 읽고 또 '깨달았다'고 느꼈으니, 이젠 수련해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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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뼜을 때


...제목을 일본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 제목을 빌려와, ‘내가 가장 예뻤을 때’로 했다. 시에서는,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나는 불행했고 나는 쓸쓸했었다고, 멋 부릴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내 마음은 딱딱해졌다고 적는 한편에,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불행하고 쓸쓸하고 멋 부릴 기회를 잃어버린 와중에도 생각도 않던 곳에서 파란 하늘을 보았고 금지된 담배연기를 들이마셨을 때처럼 어질어질해하면서도 이국의 달콤한 재즈 음악을 마구 즐겼다는 문장이 있다. 어쩌면 시인의 고백일 것이다. 때문에 시인은 결심했다고 했다. 나이 들어서 아름다운 그림을 많이 그린 루오 할아버지처럼, 될 수 있는 한 오래 살자고....

공선옥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연재를 시작하며...

[출처]
[연재를 시작하며] 공선옥 장편소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문학동네::) |작성자 댄스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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