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적은 신화다




어젯밤 충동구매로 지른 책이 도착했다.

선물을 풀어헤치듯 꺼낸 박스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어제 고심하여 고른 책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책에 끼워진 팜플릿의 홍보용 문구였다.

'진실의 가장 큰 적은 거짓이 아니라 신화입니다.'

케네디 평전의 광고카피로 쓰인 한 문장이다.


꿈을 깨고 현실을 살아가는 부모들이라도

제 자식에게 위인전을 읽히며 그와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을 꿈꾸길 바란다.

그 아이는 꿈을 꾸고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그 위인전 같은 인물이 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이후부터 아이는 꿈을 깨고 또다시 현실을 살아가는 어른이 된다.


사회가, 자본과 미디어가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신화.

그 신화의 주인공이던 신화의 그림자에 갇혀 지내던 모두 신화의 피해자일 뿐이다.


진실은 현실 속에 존재한다. 작은 것에 고민하고 씨름하고 실패하는 것.

그 모든 과정을 거친다 해도 결국 현실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

멋들어진 신화는 만들어진 허상일 뿐이라는 것.

그럼에도 현실 속에서 이룰 수 없는 꿈을 좇아 살아가야 하는 이유,

그것을 찾는 것이 오늘을 살아내야 하는 나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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